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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프랑수와 오종의 영화 두개의 사랑 / 불안과 신경증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관능

by H.유마 2018. 2. 27.

프랑수와 오종의 영화 두개의 사랑 / 불안과 신경증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관능

영앤뷰티풀의 이사벨이 성장한듯한 클로에 / 프랑수와 오종의 영화 두개의 사랑




두개의 사랑

L'amant Double, The Double Lover, 2017

감독 : 프랑수와 오종

관람극장 : 종로 에무시네마

평점 : 3.5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지만 선택하여 관람하는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섬세하고 예민하며 관능적이며 불안하고 신경질적이다. 보통의 도덕관과 건강한 인물과는 거리가 있는 설정, 인물, 관계에 매력을 느끼고 그러한 세계를 찾는다. 내가 본 프랑수와 오종 감독의 영화는 ‘영앤뷰티풀’이 유일했다. 이사벨은 불안정하고 가족을 멀리하고 대상을 알 수 없는 반발심을 가진다. 낯선 남자들과 접촉하며 몸을 팔고 그로 인한 위험도 개이치 않는다. 그리고 명료한 완성 없이 뜨뜻미지근한 결말로 끝난다.



두개의 사랑은 영앤뷰티풀의 주인공 마린 백트가 한번 더 주연을 맡았다. 긴 머리의 이사벨은 목과 귀를 드러낸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매니시한 자켓과 슬랙스를 입는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짙은 다크서클을 드리우고 러닝타임 내내 불안해하고 의심한다. 그 불안증은 관객에게 전이된다. 영화의 절정까지는 혼란스러운 비현실이 중첩되지만 결말에서는 인과를 밝히며 사건을 정리한다. 



영화는 불안하고 신경질적이다. 관능적인가 하면 그도 충분치 않았다. 설정, 배우, 무드는 기대감을 고조시키지만 엔딩 크레딧에 다달아도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마린 백트의 섬세한 얼굴선과 체형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숏컷과 매니시한 스타일이 인상적이고 지독한 다크서클과 진저리나는 불안증이 프레임을 가로지른다. 전작 영앤뷰티풀의 이사벨이 성장한 듯한 클로에는 여전히 타인을 매혹하려 하고 스스로가 사로잡혀 흔들린다. 극도로 정교하지는 않지만 감정적이고 감각적이다. 모호하게 중첩된 분위기로 관객을 길 잃게 하고 탈진시키는 와중에 틈을 파고드는 수려한 영상으로 멈칫한다.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는 취향들은 패턴을 갖는다. 그렇게 습관을 답습하며 향유한다.


마지막 이미지는 '영앤뷰티풀'의 이사벨. 어리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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