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책·콘텐츠

[책추천/소설추천] ‘82년생 김지영’, 80년대 여성의 성장보고서

by H.유마 2017. 6. 21.

‘82년생 김지영’

수개월 전부터 읽어야지 다짐하던 소설이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고  팔로하는 SNS(인스타그램, 트위터)에서 여러차례 언급되고, 챙겨듣는 책 팟캐스트인 ‘이게 뭐라고’에도 소개되더군요.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특성상 소설의 결정적인 결말을 알게 될까 염려하여 일부러 앞부분만 듣고 뒷부분은 넘겨 버렸습니다. 아무 약속 없던 토요일 합정역 교보문고에 들렀고 책을 꺼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습니다. 저는 1982년 언저리에 태어난 여자이고, 비슷한 시대에 태어난 여자라면 공감대 형성이 가능할 듯 합니다. 여성의 대척점에서 남성으로서 이 책을 읽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 보고서같습니다. 다양한 통계 자료를 가지고 지영씨의 상황을 설명하고 비교하고 강조합니다. 김지영씨가 서른몇년을 살면서 여성으로서 겪어오고 누적된, 불합리하고 납득할 수 없었던 경험들을 왈칵 쏟아내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들은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 하지면, 작가가 꺼내놓는 김지영씨 삶의 흐름, 그녀가 처한 상황들은 다소 감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지영씨의 어머니, 친할머니, 언니, 김지영씨의 직장 동료, 팀장, 시누이, 시어머니. 김지영씨와 그녀를 둘러싼 여성들이 등장하고, 그녀들은 모두 이름으로 불립니다. 반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는 남편인 정대현씨를 제외하고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 여자에게 집중된 여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아주 쉽게 읽힙니다. 소설 속의 여자들에게 공감을 하고, 나와 비교를 합니다. 소설 속 김지영씨는 많이 어렵고, 불합리한 상황들에 처하는데, 서사와 공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이 소설은 앞으로도 꽤 오랜시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킬 것 같고, 그럴만한 적절한 시기와 소재,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읽는다면 공감을 할테지만, 그보다는 남자들이, 다른 세대의 기득권자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 이제 미뤄뒀던 이 책의 팟캐스트를 마저 들을 생각입니다. 


82년생 김지영 /저자 조난주 

네이버 책소개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21113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