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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미식일기

[망원동 튀김덮밥 이치젠] 무대 위에 오른 튀김과,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 (장어튀김과 새우튀김이 올라간 아나고 텐동)

by H.유마 2017. 6. 19.

미식일기 업데이트 한 김에 하나 더 써봅니다. 이 날도 우래옥 평양냉면처럼 작정하고 떠난 식사길이었습니다. 인스타에서 처음 발견하고 블로그로 후기를 찾아봤던 망원동 이치젠이라는 텐동(튀김덮밥)집입니다. 주방은 완벽하게 오픈되어 있고 주방을 둘러싼 바(bar)형태의 좌석에서 손님이 요리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습니다. 바 형태라도 보통 주방을 나누는 턱을 높여서 조리대를 가려지게 하는데 이 곳은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픈 시간은 12시였고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날이 덥고 기다릴 곳이 여의찮아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오픈 전이니 밖에서 기다리라고 칼같이 잘라서 근방을 배회했습니다. 10분쯤 있다 돌아오니 가게 앞에는 줄이 만들어져 있더군요. 오픈 전 가게 출입을 거절한 직원이 이해가 됐습니다. 메뉴는 이치젠텐동, 에비텐동, 아나고텐동, 스페셜텐동 4가지와 사이드 메뉴 2가지가 있습니다. 텐동의 재료들은 얼추 비슷하나 에비텐동은 새우튀김 추가, 아나고 텐동은 붕장어 튀김 추가, 스페셜텐동은 모~~든 튀김이 빠짐없이 들어가는 듯 합니다. 저는 아나고텐동을 먹었습니다. 

 

바에 앉아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 조리대에서 미리 손질해둔 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고 밥에 얹어 소스를 뿌려내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있자니, 나는 관객이요, 요리사와 스탭은 무대 위의 배우 같았습니다. 깨끗하게 정돈된 개방주방에서 군더더기 없는 조리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음식은 튀김 상태도 좋고, 재료들도 신선합니다. 김 튀김과 꽈리고추 튀김이 맛있었습니다. 느끼할 수 있는 메뉴라 양파, 쑥갓, 단호박 등 채소 비중을 높였으면 합니다(이 채소들은 지금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새우튀김이 특히나 맛있었고, 기본 텐동에서 추가된 붕장어 튀김은 맛있었지만 임팩트 있는 맛은 아니라서 다음에는 에비텐동을 먹을 생각입니다. (에비 후라이가 정말 맛있습니다.) 사이드로는 바질토마토를 먹었습니다. 가볍고 신선한 맛으로 추천할 정도는 아니고, 튀김이 느끼하다 싶을 때 추가하면 좋겠네요. 껍질 벗겨 4등분한 토마토를 화이트와인 등으로 만든 소스에 절인 채소절임입니다. 

 


저는 일요일 오픈시간(12시)에 맞춰갔는데, 저희 다음팀부터는 가게 밖에 줄을 섰습니다. 인기가 많고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오픈시간, 밥때에서 벗어난 시간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깨끗한 기름에 튀겨진 맛있는 튀김을 먹고 싶다면 방문해 볼만 하지만, 두번 방문하라면 선뜻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집은 가지 않는 편이에요. ㅎㅎ) 



상호 이치젠 (일식당/텐동)
전화 070-7740-0321
주소 서울 마포구 포은로 109
영업시간 매일 12:00 - 21:00 (휴식시간 14:30 - 17:30) / 매주 월요일 휴무
가격 이치젠텐동 9,000원, 아나고텐동 13,000원, 바질토마토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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