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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공연·전시

3월공연 / 2018년 봄을 여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스페셜 갈라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 발레 갈라 공연 후기

by H.유마 2018. 3. 14.


- 공연명 : 스페셜 갈라

- 발레단 : 유니버설 발레단

-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 일시 : 18년 3월 4일(일) 3회 차 공연


트위터에서 유니버설 발레단을 팔로하던 와중에 [스페셜 갈라] 공연 소식을 듣고 보은 언니와 다녀왔다. 모든 것의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 팍팍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다각도로 만족감을 주는 좋은 공연이었다. 발레를/실제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은 아주아주 오랜만이었는데, 다양한 장르/작품의 주요 장면을 모아 볼 수 있어 좋았다. (클래식 발레는 초등학생 때 보았던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 현대무용은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가 직접 본 마지막 무용 공연이었다.)


- 유니버설 발레단 트위터 계정 : https://twitter.com/UBC_Ballet/ 꽤 착실히 관리되고 있고 연습실 사진 등 볼거리도 종종 올라온다.



공연 목록  

인터파크에 삽입된 타임테이블 / 게재 이후 캐스트가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하나 세부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



기억에 남는 공연 몇가지

<오네긴> 회한의 파드되

<춘향> 초야 파드되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화이트 슬립>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화이트슬립을 제외하고 모두 사랑의 감정선이 극대화되는 2인무들이다. 돈키호테나 백조의 호수 흑조 독무 등 기술을 자랑하는 무용은 큰 감흥이 없었다. 극 전체를 본다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오네긴> 시간과 고통의 통로를 지난 현실의 사랑 (강미선, 이현준)

과거 사랑했던 남자가 다시 찾아와 여자에게 자신을 받아주길 청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이 남아있지만 현재의 남편과 상황 때문에 옛 사랑을 거부한다 / 두 사람의 애절함, 절박함이 듬뿍 느껴진다. 초반에 남자가 서있는 여자의 손을 잡은 채 바닥으로 몸을 낮춰 여자의 발에 키스하는  장면에 가슴이 덜컹했다. 둘의 격정적이고 비통한 감정선을 느끼며 두 무용수의 역량에 감탄했다.


<춘향>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풋풋한 사랑 (강미선, 이현준)

초야라는 제목처럼, 두 사람이 첫번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춤으로 표현했다. 현대 발레인만큼 무대 장치를 이용한 연출, 의상이 아주 훌륭했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마찬가지로 남녀 모두 몸매를 드러내는 얇고 하늘거리는 의상이 섬세한 몸동작과 잘 어울렸다. 춤 초반에  서로를 쫓으며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고 얇은 속옷만 남기는데 간질거리는 풋풋함이 사랑스럽다. 두 무용수의 케미가 무척 좋고 안무와 무대 연출 등 볼거리 많은 좋은 작품이었다. 전막 공연이 잡힌다면 보러갈 의향이 있다. 신기하게도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오네긴과 캐스팅이 동일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요정들의 춤, 꿈 속의 연인 (마리아 쉬린키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사랑의 춤 세 번째. 요정같은 무용수들, 서로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구애의 몸짓. 보는 내내 미소 지어졌다. 이미 현생의 인간이 아닌 듯한 요정같은 외모의 연인들이 서로에게 구애의 춤을 보낸다. 마주했다 떨어지고 다시 만나 서로를 느낀다. 앞서 이야기 했듯 얇게 하늘거리는 부드러운 의상이 그들의 움직임을 더 아름답게 했다. 춘향은 현실의 연인이었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현실의 연인, . 꿈을 꾼듯한 느낌이었다.


<화이트 슬립> 질서와 무질서의 공존, 인간의 몸짓만으로 충분한, (김미선, 이동탁 / 유니버설발레단)

화이트 슬립은 마지막 군무였다. 갈라 공연의 특성상 2인무가 주를 이루는 와중에 군무를 하나 보고 싶었다. 여러가지 작품을 소개한 긴 갈라 공연의 마지막에 적당한 작품이었다. 흑색의 무용수들이 군집되고 흩어지며 몸짓을 이어가는 군무에서 하얀 셔츠를 입은 여자가 홀로 움직이고 떠오르고 가라앉음을 반복한다. 검은 무용수들은 배경이 되었다 등장인물이 되고 조연이 되었다 주연이 되기도 한다. 각기 다르고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짜임새와 질서 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스타일리쉬하고 근사했다.


봄은 한해를 여는 계절이다. 계절의 시작을 겨울이라 하지 않고 봄이라 한다 .봄을 여는 공연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작년부터 발레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들여다보고 발레 수업을 수강했는데 올해도 관심을 기울이며 공연을 보고 몸을 가꾸는 데 (춤에 대한 능력 혹은 센스) 신경을 써볼까 한다. (발레 수업에서는 상당히 좌절했으나 놓지 말고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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